내돈내산 솔직후기
도꼭지 @서울 송파구 잠실 소피텔
요즘처럼 차가운 날씨에는 따뜻한 음식이 항상 떠오른다.
거기에다 뭐든 건강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추구하는 곳은 언제 가도 몸과 입을 즐겁게 한다.
만나면 항상 기분이 좋아지는 친구와 오랜만에 만났다.
친구는 솥밥과 비빔밥, 채소 가득한 나베, 편백찜을 좋아하는데, 오늘 잠실에 있는 솥밥 맛집을 추천했다.
친구가 먼저 도착해서 있었는데, 저녁 시간대에다가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그런지 웨이팅을 길게 해야 했다.
그래도 음식점 바로 앞에 의자가 있어서 편하게 기다릴 수 있었다.
얼른 번호가 다 되어서 맛있는 솥밥을 먹고 싶었다.
드디어 순서가 되어서 들어갔고 내부는 은은하게 향기로운 냄새가 가득했다.
테이블에 앉아 메뉴를 살펴보았고 우리는 똑같이 도미솥밥을 주문했다.
다른 솥밥으로는 금태솥밥, 도미전복솥밥, 전복솥밥이 있었다.
여러 생선에 계절 솥밥, 계절회, 제육볶음도 있었다.
전복을 즐기지 않고, 흰 살 생선을 사랑하는 나는 당연히 도미 솥밥을 골랐다.
부드럽고 향긋한 도미 솥밥이 기대됐다.
내부는 전체적으로 밝고 간결했다.
외투를 걸어두는 행거가 따로 있어서 온전히 음식에 집중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그리고 손님들이 주문한 메뉴를 로봇이 천천히 나르고 직원이 테이블에 놓아준다.
1인용 메뉴여도 솥이다 보니 무거워서 로봇을 사용하는 것 같다.
나처럼 팔힘이 약한 사람이 계속 솥을 날랐다면 어깨 파열이 왔을지도 모르겠다.
로봇이 음식을 안전하게 테이블까지 도착해서 마음이 편했다.
주문한 솥밥이 테이블에 놓아졌다.
프랑스산 이즈니 버터와 직접 구운 곱창김이 제공된다.
젓갈과 김치, 미소된장, 계란찜도 나온다.
푸딩 같아 보이는 일본식 계란찜에 조그마한 새우가 있어 정갈하게 맛있어 보인다.
한 사람당 하나씩 조그마한 그릇에 담기기 때문에 좀 더 천천히 한 메뉴를 완전히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솥뚜껑을 열면 여러 알록달록한 재료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새하얀 도미, 노란 지단, 초록초록한 파 등이다.
잘 안 보이지만 고소한 호두, 은행 등이 있다.
원래는 새우도 있는데, 친구와 나는 새우를 빼달라고 했다.
프랑스산 이즈니버터가 하나 나오는데, 반씩 넣으면 된다.
따뜻한 솥밥을 그릇으로 옮겨 담으니 더 군침이 도는 비주얼이 돋보인다.
도미는 정말 부드러웠다.
내가 흰살생선을 좋아하는 이유가, 생선냄새가 심하지도 않고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포송포송한 식감 때문에 좋아한다.
역시 도미솥밥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전체적으로 킥은 없었으나 재료 각각이 가진 맛이 넉넉하고 잘 어울렸다.
게다가 여러 가지 취향에 먹는 재미가 있었다.
직접 구운 곱창김과 먹으면 바삭함이 더해지고, 특제간장소스에 살짝 묻혀 먹으면 짭짤하고 풍미가 더욱 진해진다.
원래 양념장을 잘 안 좋아해서 쌈이나 흑돼지를 먹을 때 쌈장이나 멜젓을 안 찍어먹는다.
그런데 도꼭지 특제간장소스는 솥밥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려준다.
그냥 간장이 아니라 실부추인지 달래인지 모를 풋풋한 향이 감돌아 손이 자꾸 갔다.
솥밥을 다 먹고 나면 물을 미리 부어뒀던 솥에 누룽지가 만들어진다.
구수한 누룽지까지 한 솥 뚝딱 즐겼다.
어렸을 때 외식하면 엄마가 왜 굳이 밥을 안 고르고 솥밥을 주문했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솥만큼 구수함을 내어줌과 동시에 은근한 따뜻함을 오래 간직하는 그릇이 없기 때문이다.
요약
과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솥밥이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우는 도꼭지
재방문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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