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딤섬 맛집
쮸즈 @강남 신사동
어제 촉촉한 늦은 여름 비가 내렸다. 공기가 조금은 선선해져서 기분이 좋았다.
비가 내릴 줄은 몰랐는데 친구랑 가로수길 쮸즈에 가기로 했었다. 그동안 쮸즈 앞을 수없이 지나다녔다. 그때마다 쮸즈에는 항상 웨이팅 리스트가 상당했다. 그리고 들었던 생각은, '여기는 매일 사람이 많네', '나는 언제 가볼까?'였다. 유명한 맛집이라고는 익히 들었다. 그렇지만 왠지 갈 기회가 좀처럼 나지 않았다. 그리고 어제 드디어 쮸즈를 맛보게 됐다.
가게 내부는 넓진 않았다. 도착하니 우리 앞에 3팀이 기다리고 있어서 그동안 메뉴를 고르면 됐다. 소룡포와 딴딴면, 청경채를 선택했다. 친구는 이 소룡포가 인생 소룡포라고, 딴딴면도 그렇다고 했다.
사람들은 모두 음식에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쮸즈를 알고 있었던 건 5년 정도였지만 5년 만에 처음 와보는 것이었다. 나에게 오늘 어떤 색다른 경험으로 남을지 기대됐다.
딴딴면
땅콩소스와 산미가 더해진 면요리
솔직히 딴딴면(탄탄면)을 안 좋아한다. 너무 진한 땅콩버터 맛이 나서 한 번 먹어본 이후로 절대 내가 주문하는 법이 없었다. 그런데 쮸즈는 고정관념을 단번에 깼다. 예전에 먹어본 이상한 탄탄면 때문에 세상 모든 탄탄면을 오해했었다.
쮸즈의 딴딴면은 땅콩 향이 은은해서 먹는 데에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산미도 나고 진한 국물이 야들야들한 면에 잘 배어 있었다. 국자에 면과 국물을 같이 떠서 먹었을 때, 눈이 저절로 감겨 버렸다. 그리고 청경채도 딴딴면과 너무 잘 어울렸다. 앞으로 쮸즈에서는 딴딴면을 망설임 없이 주문할 심정이다.
청경채
간장소스를 얹은 삶은 청경채
삶은 청경채에 간장소스를 얹었다. 딴딴면에 들어있는 청경채보다는 아삭한 식감이 있어서 더 좋았다. 놀라웠던 점은, 오버쿡 된 점이 없다는 것이다. 딱 알맞은 시간으로 삶은 느낌이었다. 샤브샤브나 마라탕에 청경채를 넣으면 아삭하거나 채소의 싱싱한 맛을 느끼기 어렵다. 그런데 쮸즈의 청경채는 삶아서 부드러우면서도 청경채의 향이 고스란히 살아있었다.
소룡포
돼지고기 육즙이 들어있는 딤섬
제대로 된 소룡포라는 느낌을 받았다. 원래는 3피스 메뉴지만 1피스 더 추가할 수 있다. 오동통하게 동그란 소룡포는 어떤 맛일까. 피는 새뽀얗게 잘 익혀져서 식감은 쫀쫀했다. 그리고 젓가락으로 소룡포를 갈라봤다. 딤섬 안은 돼지고기 육즙 때문에 촉촉했다. 한 입 먹었을 때 쫀득한 만두피와 부드럽게 녹는 돼지고기의 맛이 담백했다.
그리고 육수는 진해서 한 입 먹었을 때 눈이 번쩍 뜨였다. 쮸즈의 소룡포는 진한 돼지고기 육즙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맛봐왔던 딤섬에서는 이런 맛이 안 났던 것 같다.
요약
제대로 된 딴딴면과 진한 육즙의 딤섬이 있는 강남 가로수길 [쮸즈]
재방문의사 ★★★★★
(잊을 수 없는 소룡포와 딴딴면. 다음에는 완탕면도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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